훔쳐보는 여자

iambob 2020. 4. 15. 01:25

 

△ <훔쳐보는 여자> 책 표지

 


STORY

자신의 딸을 입양해서 키우는 여자를 훔쳐보는 여자와 겉으로는 남부럽지 않게 사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을 그렇지 않은 여자의 이야기.


QUOTES

한 해 한 해 아이의 생일이 지나갈수록 상황은 더욱 나빠질 뿐이었다. 아이들은 전부 어떤 페이지 위에 서 있고, 나는 그 아이가 있는 페이지를 찾아간다. 그러면 아이들은 다른 페이지로 이동하고 나는 또 쫓아간다. 이런 식으로 아이들은 계속 나를 다른 방향으로 이끌고 있었다. (158쪽)


OPINION

1

사람들은 SNS에 자신과 관련된 다양한 정보를 올린다. 팔로워는 자기가 팔로우한 사람이 어디에 놀러 갔고, 점심으로 무엇을 먹었고, 어떤 물건을 사용하고 있고, 어떤 애완동물을 기르며, 직업이 무엇인지, 결혼은 했는지, 결혼했다면 자식이 있는지 없는지, 사귀는 사람이 있는지, 어떤 취미를 가졌는지 등을 별 어려움 없이 파악할 수 있다. 개인의 일상을 SNS에 공유하는 사람은 자신의 행위가 지극히 사적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SNS 계정을 비공개하지 않는 이상, 누구든 SNS를 통해 타인의 삶을 구경할 수 있다. 그런데도 SNS를 사적인 공간이라 부를 수 있을까. 그리고 ‘오텀’은 오랜 시간 SNS로 ‘대프니’의 삶을 훔쳐본다.

 

2

우리 삶이 항상 행복한 건 아니다. 비율적으로 따져봤을 때, 행복한 날이 대부분이라 할지라도, 중간중간 마음이 편치 않은 날, 화나는 날, 우울한 날 등이 섞여 있을 것이다. 항상 행복하다면 조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런데 SNS 속 사람들은 나와 달리 대체로 행복해 보인다. 여기에는 함정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이 생각했을 때 최대한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모습을 SNS에 올린다. 자신의 치부를 SNS에 올리는 사람은 없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SNS를 보고 있으면, 왠지 인플루언서의 삶이 흠 하나 없이 완벽할 것 같다. 그리고 그들의 삶을 동경한다. SNS의 폐해 중 하나는 인플루언서의 삶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게 된다는 것이다. ‘대프니’는 나름 인플루언서다. ‘오텀’은 대프니의 삶이 SNS 속 모습과 다르지 않을 거라고 절대적인 신뢰를 보낸다.

 

3

자신이 믿고 의지했던 인플루언서의 민낯을 보게 될 때가 있다. 유명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쇼핑몰을 미숙하게 운영해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경우가 있다. 인플루언서를 믿고 그 쇼핑몰을 이용했던 구매자들은 인플루언서의 갑질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다른 인플루언서의 모습을 봤을 때의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오텀’은 자신의 딸을 입양해서 키우고 있는 ‘대프니’의 집에 아이 돌보미로 취직을 한다. 그리고 SNS와는 사뭇 다른 ‘대프니’가족의 모습을 보고 적잖이 실망한다.

 

4

요즘 ‘부부의 세계’가 인기다. 불륜과 복수는 아무리 우려먹어도 질리지 않는 소재인가 보다. 불륜은 이 소설 속 모든 사건의 발단이 된다. 남편의 외도를 눈치챈 ‘대프니’가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자신의 딸이 완벽한 가정환경에서 자라길 바랐던 ‘오텀’은 ‘대프니’의 남편이 동거남의 동생과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아채고 그날의 사건에 휘말린다. 익숙한 소재도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 가느냐에 따라 작품의 질이 달라지는 거 같다. ‘부부의 세계’는 보통의 드라마라면 16회에 나눠서 할 이야기를 단 6회 만에 보여주며 극의 몰입감을 높였다. 이 소설에는 자칫 식상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줄 반전이 있다.


훔쳐보는 여자
국내도서
저자 : 민카 켄트(Minka Kent) / 나현진역
출판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2019.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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