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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릇된 신념

제목 :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지은이 : 룰루 밀러 출판사 : 곰출판 리뷰 이 책의 저자는 학창 시절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다. 그 일로 그녀의 자존감은 바닥을 쳤고 심지어 자살까지 시도했었다. 대학에 진학한 뒤 한 남자를 만나면서 그녀는 마음의 안정을 찾았다. 그녀와 남자 친구는 꽤 오랜 시간 사귀었다. 그 남자라면 인생의 동반자로서 기꺼이 미래를 함께 그려나갈 수 있을 거 같았다. 그러나 그건 희망 사항에 불과했다. 그녀는 안식처가 되어 준 남자 친구를 두고 어떤 금발 소녀에게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금발의 소녀에게 이끌리는 마음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우생학적 관점에서 봤을 때 동성을 사랑하는 저자는 부적합자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때가 어느 땐데 우생학 운운하느냐고 ..

2024.05.13

[이처럼 사소한 것들] 불편한 진실에 침묵하지 않기

제목 : 이처럼 사소한 것들 지은이 : 클레어 키건 출판사 : 다산책방 리뷰 내 삶에 영향을 주는 건 아닌데 그냥 지나치기에는 기분이 왠지 찜찜한 그런 일들이 있다. 그런 일을 마주쳤을 때 모르는 체하고 넘어가는 게 나을까, 남의 일이라 생각지 않고 발 벗고 나서는 게 나을까. 나는 나서지 않고 침묵하는 편이다. 내향적인 성격이라 어려서부터 나서는 걸 좋아하지 않았고, 사람들이 그런 일에 침묵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라 생각하고, 그런 일에 휘말리면 골치 아픈 일을 겪을 공산이 크며, 나와 달리 언제나 앞장에서 발 벗고 나서는 사람 한 둘 정도는 있기에 나는 웬만하면 남의 일에 관여하지 않으려고 한다. 껄끄러운 일은 회피하고 보는 나의 심리는 방관자 효과로 설명할 수 있을 듯하다. 방관자 효..

2024.04.23

[제정신이라는 착각] 나는 제정신으로 살고 있을까.

제목 : 제정신이라는 착각 지은이 : 필리프 슈테르처 출판사 : 김영사 내 멋대로 쓴 리뷰 예전에 누군가와 남녀평등에 대해서 이야기하다 크게 싸운 적이 있다. 나는 남녀평등이 민감한 주제란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우리는 서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상대방은 남녀가 평등하다고 했고 나는 여전히 불평등이 존재한다고 했다. 상대방은 유튜브에서 보고 들은 걸 이야기했고 나는 신문과 뉴스에서 봤던 걸 이야기했다. 상대방은 언론 보도가 편향되어 있어서 믿을 수 없다고 했고 나는 공신력 있는 언론사의 말을 안 믿으면 누구 말을 믿어야 하냐고 반박했다. 상대방은 자기가 경험했던 일을 들먹이며 오히려 남자가 차별받고 있다고 주장했고 나는 내 지인의 경험담을 예로 들며 맞섰다. 우리는 끝까지 자기 말만 맞다고 으르렁거..

2024.04.09

[단순한 열정] 글쓰기의 시작

제목 : 단순한 열정 지은이 : 아니 에르노 출판사 : 문학동네 내 멋대로 쓴 리뷰 글쓰기는 어렵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당장 뭘 써야 할지 모르겠다. 글은 쓰고 싶은데 마땅히 쓸 게 없어서 나는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고 난 뒤의 감상을 써 보기로 했다. 쓸 게 생겼으니 이제 글을 술술 써 내려가면 될 터. 하지만 그것도 뜻대로 되지 않았다. 글감은 생겼는데 글을 어떻게 써야 할지 막막했다.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는 생각들은 많은데 그걸 옮겨 적을 수 없었다. 글을 쓸 때 나는 안갯속을 걷는 기분이다. 머릿속을 둥둥 떠다니는 단어들은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거대한 벽에 부딪힌 나는 같은 말만 썼다 지웠다 반복할 뿐이다. 글쓰기가 어려웠던 이유는 그 글이 내 이야기가 아니어서 그랬는지도 모른다. 어릴 ..

2024.03.06

[도파민네이션] 중독에 빠진 나

제목 : 도파민네이션 지은이 : 애나 렘키 출판사 : 흐름출판내 멋대로 쓴 리뷰 내 곁에는 항상 핸드폰이 놓여 있다. 아침에 눈을 떠 제일 먼저 하는 일이 핸드폰을 집어 드는 것이고, 자기 전에는 유튜브를 보며 잠을 청한다. 나는 수시로 핸드폰을 들었다 놓았다 한다. TV를 보면서도, 대화를 하다가도, 책을 읽으면서도 틈틈이 핸드폰을 들여다본다. 메시지를 확인한다거나 딱히 할 게 있어서 그런 건 아니다. 그냥 아무 의미 없이 핸드폰 화면을 켰다가 끈다. 핸드폰이 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왠지 불안하다. 배터리가 60% 아래로 떨어져도 마찬가지다. 누워서 핸드폰을 보다 보니 손목 터널 증후군이 생겼다. 그리고 예전에 비해 집중력이 많이 떨어졌고 건망증이 심해진 거 같다. 그래도 나는 핸드폰을 손에서 놓질 못..

2024.01.29

[빛의 과거] 청춘의 그림자

제목 : 빛의 과거 지은이 : 은희경 출판사 : 문학과지성사 내 멋대로 쓴 리뷰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때는 언제일까. 혹시 이십 대? 우리는 십 대 후반에서 이십 대에 걸치는 젊은 시절을 청춘이라고 부른다. 청춘은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철이라는 뜻으로, 봄은 인생의 한창때나 희망찬 앞날, 행운에 비유되곤 한다. 이십 대를 봄에 빗댄다는 건 이때가 인생에서 가장 활기차고 수많은 가능성과 기회가 꽃봉오리 터지듯 펼쳐지는 시기이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이십 대를 두고 이러쿵저러쿵하는 건 그 시절을 살아본 사람이나 하는 소리가 아닐는지. 정작 이십 대는 그런 말들에 공감하기 어려울지도 모른다. 빛은 세상을 밝게 비추지만 그림자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모든 청춘에게 빛이 허락되는 건 아니다. 누군가는 ..

2023.1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