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다가 들린다

iambob 2020. 4. 7. 14:00

 

제목   바다가 들린다

감독   모치즈키 토모미

 

 

△ <바다가 들린다>

 

STORY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소년이 결국 사랑을 선택하는 이야기.

 

 

OPINION

1

불현듯 과거의 추억이 떠오를 때가 있다. 한때 좋아했던 아이와의 추억에 잠기면 배시시 웃음이 나오지만, 미숙했던 자신의 행동 때문에 얼굴을 붉히기도 한다. 그때의 기억은 스냅사진처럼 빠르게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반추해 본다. 그때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이렇게 말했으면 어땠을까. 결과가 어찌 됐든, 그 또한 인생의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2

우정 때문에 사랑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다. 그 선택은 옳은 걸까. 타쿠와 마츠노는 새로 전학 온 무토를 마음에 두고 있다. 타쿠는 마츠노가 무토에게 첫눈에 반한 걸 알고는 그녀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접는다. 그리고 가급적 무토와 거리를 두려고 한다. 하지만 늘 그렇듯, 타쿠와 무토는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서로의 감정을 키워나간다. 그렇다고 둘이 사귀는 사이는 아니다. 마츠노는 무토의 마음이 타쿠에게 향해 있다는 걸 알아차린다. 사소한 일을 계기로 타쿠와 무토는 크게 싸웠고, 그동안의 과정을 지켜본 마츠노는 무토에게 데면데면하게 구는 타쿠를 한 방 먹인다. 서로에게 상처만 준 채 고등학교 시절이 끝나고 그들은 대학교 진학을 위해 뿔뿔이 흩어진다.

 

3

친구의 애인을 빼앗는 일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서로 사귀는 사이도 아닌데, 우정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을 포기할 필요가 있을까.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만, 친구의 감정은 짝사랑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친구가 사귈 마음이 있었다면 진작 고백해서 커플이 됐든, 차이든, 어떤 결론이 나왔을 것이다. 친구가 애쓰는데도 그들의 관계가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면, 둘이 이어질 가능성은 없다고 봐야 한다. 자신이 먼저 찜했으니까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방어막을 치는 사람이 있다. 내가 가질 수 없다면 그 누구도 가질 수 없다는 친구의 태도는 이기적일 뿐이다.

 

4

다행히 마츠노는 이기적인 친구가 아니었다. 그리고 타쿠는 우정 때문에 사랑을 포기하지 않는다. 영화라서 타쿠와 무토는 서로의 감정을 확인하며 끝나지만, 현실은 정반대일 수도 있다. 내가 고백해도, 상대방이 그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어떤 결과가 될지 누구도 알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비록 그런 용기가 없지만, 이 영화 같은 상황 속에서 사랑과 우정을 택하라고 한다면 나는 사랑을 택하겠다. 친구의 애인을 뺏은 것도 아닌데, 단지 우정 때문에 고백할 용기조차 내지 않는다면, 시간이 흘러서 반드시 후회할 거 같다. 그리고 내 감정을 가로막았던 친구가 여전히 내 곁에 있으리라는 법도 없다. 시간이 지나면 그 친구가 마츠노 같은 사람이었는지, 단지 소유욕만 강한 사람이었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그건 그렇고 그래서 내 별점은.

 

 

RAT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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