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에라 연애 대작전

iambob 2020. 4. 27. 01:22

제목   시에라 연애 대작전
감독   이안 사무엘스
출연   섀넌 퍼스(시에라 役), 크리스틴 프로세스(베로니카 役), 노아 센티네오(제이미 役)


STORY

‘제이미’가 마음에 들어서 ‘시에라’가 벌이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


OPINION

1

제목은 영화의 얼굴일 수도 있는데, 한국어로 바꾼 제목이 이 영화를 잘 대변해 주느냐 하면, 내 생각엔 글쎄... 연애를 소질로 하는 건 아니지만, 아무튼 제목과 포스터만 봤을 때, 연애 못 하는 여주인공의 고군분투기 정도의 내용이 아닐까, 추측해봤는데, 내 예상과는 전개가 사뭇 달랐다. 이 영화는 ‘시에라’와 ‘베로니카’가 서로의 이익을 위해 연대하는 이야기인데, 굳이 대작전이라는 말을 붙일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었다. 원제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제목을 바꾸는 게 더 좋았을 뻔했다.

 

2

TV나 영화에서 그리는 사랑은 대중들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잘난 사람들의 사랑은 아름답게 그리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사랑은 희화화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와 영화를 보기 시작한 이래로―거짓말 좀 보태서―줄곧 잘생기고 아름다운 남녀 주인공의 사랑만 지켜보았다.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보면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이 등장한다. 잘생기고, 예쁘고, 키 크고, 몸매 좋고, 성격 좋고, 스펙 좋은 사람들이 출연해서 자웅을 겨룬다. 미디어에서 지속해서 편향된 인식을 심어주니까 괜한 자격지심이 생길 것 같다. 하등 그럴 필요가 없는데 말이다. ‘시에라’도 지레 겁을 먹고 일을 키운다.

 

3

10대가 주인공인 미국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꼭 치어리더와 미식축구부가 나온다. 그들은 대체로 친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다. 좀 덜떨어지는 짓을 하더라도 겉모습만큼은 멀쩡하다. 그 외의 인물들은 외모나 체력적으로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그동안 그런 드라마나 영화만 봐서 그렇게 느낀 건가. 아무튼 뻔한 클리셰 속 등장인물은 지극히 제한적인 역할밖에 수행하지 않는다. ‘시에라’는 똑똑하지만,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 ‘베로니카’는 예쁘기만 하다. ‘제이미’는 등신 같다. 똑똑한 ‘시에라’가 고작 생각해 냈다는 게, 공부와는 담을 쌓은 ‘베로니카’의 지식을 채워주고, 자신은 ‘베로니카’ 행세를 하는 거라니... 그리고 뻔한 거짓말에 놀아나는 ‘제이미’는 그야말로 순수하기 그지없다. 언제까지 공식처럼 굳어진 설정을 반복할 것인가. 시대가 변한 만큼, 이제는 틀에 박힌 설정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을 거 같다.

 

4

이 영화에서 제일 뜨악했던 부분은 ‘시에라’ 혼자 오해하고 ‘베로니카’를 곤경에 빠뜨리는 장면이었다. 진실을 밝힐 기회가 있었지만 ‘시에라’ 스스로 그 기회를 걷어찼다. 그런데 뜬금없이 ‘베로니카’에게 화풀이를 한다. 그 누가 ‘시에라’의 행동에 공감할 수 있을까. 그나마 ‘베로니카’와 ‘제이미’가 속없이 착해서 그녀의 못난 행동을 이해해준 거지, 현실 세계라면 수백, 수천 번 멱살 잡혀도 이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내가 봤을 때 ‘시에라’는 대놓고 민폐 캐릭터다. 그건 그렇고 내 별점은.


RATING

★★

'영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냥의 시간  (0) 2020.05.06
레이디 맥베스  (0) 2020.05.01
아티스트  (0) 2020.04.12
바다가 들린다  (0) 2020.04.07
그리스  (0) 2020.03.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