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싱 스트리트> 리뷰

iambob 2021. 1. 4. 20:34

제목 : 싱 스트리트

감독 : 존 카니

출연 : 퍼디아 월시 필로, 루시 보인턴

 

<싱 스트리트>


STORY

코너가 라피나의 관심을 끌기 위해 밴드를 결성하고 사랑과 꿈을 찾아나서는 이야기.


OPINION

 

주로 이별의 아픔을 노래했던 가수가 결혼한 뒤, 작사의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고 말하는 걸 TV에서 본 적이 있다. 그동안 슬픈 노래를 불러왔고, 팬들의 니즈를 고려하면 계속해서 슬픈 노래를 만들어야 하는데, 현실은 그와 반대여서 곡 작업하기가 힘들다나 어떻다나. 상상의 나래를 펼쳐서 없던 이야기도 뚝딱 만들어 내면 좋겠지만, 어디 실제 경험담에 비길 수가 있으랴. 실제 경험을 녹여낸 노래가 아무래도 더욱 진정성 있게 느껴지는 건 나만 그럴까.

 

코너(퍼디아 월시 필로)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가사의 소재가 된다. 코너는 첫눈에 라피나(루시 보인턴)에게 반하고, 그녀의 관심을 끌기 위해 얼렁뚱땅 밴드를 결성한다. 그리고 ‘The Riddle Of The Model(모델의 수수께끼)’이라는 노래를 만든다. 라피나는 항상 짙은 화장을 한 채 누군가를 기다리기라도 하듯 계단에 서 있는데, 이는 모퉁이에 서 있는 그녀 / 천사 같은 그 모습 / 더 가까이 다가가니 / 위험한 눈을 가졌네라는 노랫말이 된다.

 

Sing Street - The Riddle Of The Model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건 코너의 집이라고 예외일 수 없는데, 코너의 부모님은 궁여지책으로 코너의 교육비를 줄이기로 한다. 그렇게 코너는 예전에 다니던 학교보다 학비가 저렴한 곳으로 전학을 가게 된다. 새로 전학 간 예수회 학교는 억압과 통제를 위한 교칙이 난무하는 곳이다. 이해할 수 없는 교칙 중 하나가 학생들은 무조건 검은색 신발을 신어야 한다는 거다. 이 영화의 빌런이라고도 할 수 있는 백스터 수사는 코너의 어려운 가정 형편은 아랑곳없이 검은색 신발을 강요한다.

 

밴드 결성 후 코너는 화장을 한 채 등교한다. 백스터는 그 모습이 꼴 보기 싫었나 보다. 그는 코너에게 화장을 지우라고 명령하고, 코너는 화장 금지는 교칙에 없으니 화장을 지우지 않겠다고 맞선다. 분노가 폭발한 백스터 수사는 폭력적인 방법으로 코너의 화장을 지워버린다. 이는 고스란히 ‘Brown Shoes(갈색 신발)’의 노래 가사가 된다. ‘당신이 뭔데 이래라저래라 명령하지 / 치마 입은 주제에 갈색 신발을 신지 말라니 / 내 화장을 지울 만큼 당신은 남자다운가

 

Sing Street - Brown Shoes

 

영화 속 노래 가사가 하나같이 코너의 사정을 대변해주고 있어서, 비록 영화가 허구에 불과할지라도 진정성 있게 느껴졌다. 요즘 노래를 비하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지만, 요즘 노래 가사는 종종 기교를 부려 쓴 거처럼 보일 때가 있다. 물론 작사가의 필력이 뛰어나야 그런 가사를 쓸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가사를 참 잘 썼다는 느낌은 있어도, 노래 가사에 공감이 되면서 내 마음을 대변해 준다는 생각은 별로 안 드는 거 같다. 물론 모든 노래가 내 마음을 대변할 필요는 없다. 예전에는 노랫말이 마치 자신의 얘기 같아서 눈물지으며 노래를 들었다는 사람을 심심찮게 봤는데, 요즘에는 그런 경우가 드문 거 같다.

 

1985, 꿈과 희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더블린에서 소년과 소녀는 꿈과 희망을 찾아 세상 밖으로 나간다. 현실의 벽에 부딪혀 무너져 내릴 때가 있다. 지레 겁을 먹고 시도조차 하지 않기도 한다. 좌절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는 동안 인생의 소중한 기회가 그냥 지나쳐가 버릴지도 모른다. 무언가 시도해보기로 했으면 이것저것 재지 말고 밀어붙일 용기가 필요하다. 목표를 향해 발걸음을 내디뎠으면 뒤돌아보지 말고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코너와 라피나처럼.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현실 앞에 좌절하고 있거나 용기가 부족해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영화의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Go Now’라는 노래가 큰 힘이 될지도 모르겠다.

 

Sing Street - Go Now

RAT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