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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2011)> 리뷰

iambob 2020. 11. 25. 17:01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2011) /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 / 게리 올드만, 콜린 퍼스, 베네딕트 컴버배치, 톰 하디


 

△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포스터

 


STORY

영국 비밀 정보부(MI6) 내 스파이를 찾는 이야기


OPINION

1

얼핏 영화의 내용이 복잡해 보인다. 등장인물이 많아서, 넋 놓고 보다가는 이름과 얼굴이 매칭이 안 되는 불상사가 발생한다. 내용이 복잡해 보이는 데는 번역도 한몫한 듯하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 이름 정도는 알아들을 수 있는 영어 실력인지라, 비록 성과 이름일지라도, 조지와 스마일리 정도는 구분할 수 있다. 나는 분명 조지라고 들었는데, 자막에는 스마일리라고 나와서 이상하게 여기던 참에 검색해보니, 아니나 다를까, 번역가의 번역 실력을 지적하는 사람이 꽤 있었다. 아무튼 단순하게 생각하면 이 영화는 스마일리가 영국 비밀 정보부 안에 있을지도 모를 스파이를 찾아내는 이야기이다.

 

2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실제로 소련 스파이가 서커스(영국정보부)에 들어가 이중간첩 노릇을 했다고 하니, 놀라운 일이다.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을 때, 흔히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고 말한다. 그 당시 영국에서는 정말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었다. 냉전 시대에 적을 염탐하기 위한 스파이로도 모자라, 시류에 편승한 이중간첩까지 생겨났던 세태를 보고 있자니, 다 쓸데없는 소모전처럼 느껴졌다. 전쟁이 아니라면 굳이 투입하지 않아도 될 돈, 시간, 노력이 소비됐기 때문이다. 냉전 시대 때, 강대국들은 언제 일어날지 모를 전쟁에 대비하기 위해 군비 경쟁을 벌였지만, 결과론적으로 세계 3차 대전은 일어나지 않았다.

 

3

흔히 스파이 영화라고 하면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가 가득한 <007 제임스 본드>나 <미션 임파서블> 같은 영화가 떠오른다. 하지만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그런 영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두더지의 정체를 알아내기 위해 헝가리로 급파된 짐 프리도가 적이 파놓은 함정에 빠져 살해되자, 조지 스마일리(게리 올드만)는 컨트롤과 함께 서커스에서 퇴출당하고 만다. 하지만 서커스 내 두더지가 있다는 제보를 받은 차관이 조지 스마일리에게 두더지를 찾아내라는 명령을 내리고, 조지 스마일리는 팀을 꾸려 정보부 안에 있을지도 모를 이중간첩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 스마일리는 주변 인물들의 증언, 정황 증거 등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두더지 색출에 성공한다. 비록 빵빵 터지는 블록버스터급 액션은 없었지만, 주변에서 시작해 점점 정점으로 치닫는 이야기 구조는 상당한 몰입감을 안겨주었다.

 

4

앞서 언급했지만 나는 이 영화가 어려웠다. 달리 어려웠던 건 아니었고, 부족한 내 기억력 때문에 힘들었다. 영화를 잘 보고 있는데, 어딘가에서 언급됐던 인물이 툭 튀어나와 날 멘붕에 빠뜨렸다.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사람이면 상관없는데, 이야기 진행에 핵심적인 인물인 경우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리와인드를 해야 했다. 머리 나쁜 날 탓해야지, 누굴 탓하겠는가.

 

그것 말고는 만족스러웠다. 이런저런 연유로 두더지와 엮여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본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간중간 넣어 좀 산만했지만, 꼭 필요했던 이야기 전개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그들 개개인이 다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줄 열쇠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침내 모든 퍼즐을 완성한 뒤, 두더지를 잡는 과정 또한 흥미진진했다.

 

△ Julio Iglesias - La Mer, 삽입곡

RAT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