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메리칸 사이코

iambob 2020. 6. 27. 02:15

 

△ <아메리칸 사이코> 포스터

 

제목   아메리칸 사이코

감독   메리 해론

출연   크리스찬 베일(패트릭 베이트만 役)


STORY

한 남자가 사람들을 죽이는 이야기.


OPINION


1

뉴스를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강력범죄 사건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다. 그 범죄자를 예전부터 알고 지냈던 사람들은 하나같이, 그 사람이 그런 일을 저지를 줄 꿈에도 몰랐다거나, 눈에 안 띄는 조용한 사람이었다는 반응을 내보인다. 우리는 저마다 본모습을 숨기고 살아간다. 본모습을 드러낸다는 것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과 다를 바 없어서, 대외적으로 가급적 정상적인 행동을 하려고 노력한다. 나만 해도 밖에서는 근심·걱정 하나 없는 밝은 사람인 척 연기한다. 불편한 진실일지도 모르겠지만,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우리는 대체로 이중적이다.

2

‘패트릭 베이트만’은 하버드 MBA 출신의 금융 합병사 P&P의 최고 경영자이다. 회사에 출근해서도 딱히 하는 일이 없어 보여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인가 궁금했는데, 영화 검색을 해보니 저런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나와 있어서 그런가 보다 했다. 그는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몸매의 소유자이고, 대중문화에 대해 폭넓은 지식을 갖고 있으며, 자기 관리에 철저하고, 부자이고……, 아무튼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모든 것을 갖췄다. 하지만 그의 이면은 선망의 대상과는 거리가 멀다. 자신보다 잘난 사람을 시기 질투하고, 허세로 가득 차 있고, 가학적 성향을 가지고 있다.

3

‘패트릭’이 쌓아 올린 이미지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서서히 붕괴한다. 그의 삶은 완벽에 가깝다. 하지만 그의 그릇된 욕망 내지 충동이 점점 커짐에 따라 정상적인 삶을 살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패트릭’은 눈엣가시나 불필요한 대상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죽인다. ‘패트릭’의 살인은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뭔가 의아함을 자아낸다. ‘패트릭’이 피가 줄줄 흐르는 커다란 가방을 끌고 가는데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거나, 아파트 복도에서 그가 벌거벗은 채 전기톱을 들고 여자를 뒤쫓아 가는데도 누구 하나 나와 보는 사람이 없고, 총질 몇 번에 경찰차가 폭파된다. ‘패트릭’의 광기가 극에 치달았을 즘, 영화는 대뜸 그의 살인 행각이 어쩌면 그의 망상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자신이 죽였던 ‘폴’이 런던에 버젓이 살아 있고, 폴의 집에 쟁여놨던 시체들이 흔적도 없이 감쪽같이 사라진다.

4

‘패트릭’의 노트는 억눌린 감정을 배설해 놓은 거처럼 저질스러운 낙서로 가득하다. 그가 저지른 사건이 어디까지 진실이고 어디까지 거짓인지 모호해질 때쯤, 그의 인간상은 180도 달라진다. 모든 것이 완벽해 보였던 처음 모습과 달리, ‘패트릭’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온갖 결핍으로 가득 찬 인물로 변모해간다. 살다 보면 나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할 일이 많다. 학교, 직업, 재산 수준 등 비교 대상은 다양하다. 그리고 사람을 마치 소고기 등급 매기듯 평가한다. 무한경쟁의 톱니바퀴 속에서 나를 다른 사람과 비교하느라 정작 ‘나’를 잃어가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RATI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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