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트럼보> 리뷰

iambob 2020. 8. 17. 17:44

제목    트럼보
감독    제이 로치
출연    브라이언 크랜스턴(트럼보 役), 다이안 레인(클레오 役)


△ <트럼보> 포스터


STORY

블랙리스트에 올라,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 이름으로 시나리오를 썼는데, 덜컥 두 번이나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달튼 트럼보에 관한 

이야기.


OPINION

 

1

익숙한 포맷과 뻔한 연출에도 불구하고 영화 시상식을 보는 이유는 내가 재미있게 봤던 영화와 거기에 출연한 배우가 얼마나 많은 상을 받는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그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 사람들의 수고는 눈여겨보지 않는다. 그러면 안 되는데, 제작진이 수상하는 받는 시간이 되면 잠시 딴짓을 하곤 한다. 몇몇 스타 감독의 이름을 제외하고 스태프의 이름을 외우는 경우는 드물다. 엔딩 크레디트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는 스태프들이 들으면 서운하다 하겠다.


2

한국 스태프도 잘 모르면서 미국 시나리오 작가의 이야기를 다룬 <트럼보>를 본 이유는 88회 아카데미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작품이라, 언젠가 봐야겠다고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달튼 트럼보는 평생 한 번 받기도 힘든 아카데미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다. 그것도 다른 사람 이름으로. 그런 그의 사연을 들으면 기구하기 그지없다. 그는 잘나가는 유명작가였는데,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혀 하루아침에 일거리를 잃는다. 트럼보는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다른 사람 이름으로 여러 작품을 쓰는데, 그 중 <로마의 휴일>과 <용감한 사람 The Brave One>으로 아카데미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룬다.


3

달튼 트럼보는 ‘할리우드 10’이라는 블랙리스트 명단에 올라 작가 생활의 위기를 맞이한다. 그는 영화계에 만연해 있던 불합리한 관행, 영화 산업 노동자의 인권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는데, 그 당시로는 꽤 진보적인 발언이었던지, 업계 종사자들에게 단단히 미운털이 박힌다. 게다가 1950년대, 미국에 불어 닥친 매카시즘(반공주의)으로 인해 최악의 시절을 보내게 된다.


‘반미활동 조사위원회’를 비롯하여 영화판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 ‘헤다 호퍼’ 같은 사람은 매카시즘을 활용해 공산주의자들이 국론을 분열시키고, 국민에게 그릇된 인식을 심어줄 거라며, 블랙리스트 명단에 오른 사람들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한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트럼보는 정치색과는 무관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작품을 써서 아카데미상을 수상한다.

 

△ <트럼보>에서 '헤다 호퍼'를 연기한 '헬렌 미렌'


우리나라도 연예계 블랙리스트로 떠들썩했던 적이 있다. 정부에 호의적이지 않은 연예인을 블랙리스트에 올려놓고 그들의 활동을 방해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지난날을 반면교사 삼아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도 됐을 일이 반복해서 일어난 거라, 씁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4

‘반미활동 조사위원회’는 꽤 오랫동안 영화계에서 공산주의자를 색출하기 위해 공을 들였는데, 결과적으로 아무런 성과도 못 내고 세금만 축내는 조직이 되었다. 그런 와중에 ‘헤다 호퍼’는 국민 정서를 교묘히 활용해 영화계를 좌지우지한다. 세상이 광기에 사로잡히면 제대로 된 사고를 할 수 없다. 트럼보가 겪은 상황도 이와 비슷한 거 같다. 그는 공산당원이었지만 정치적 이념보다 인권을 중요시했던 인물로 보였다. 하지만 업계 종사자, 언론, 정부는 트럼보를 위험인물로 간주했고, 탄압했다.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면, 세상은 렌즈 색깔로 보인다. 그건 그렇고 내 별점은.


RATING

★★★


COMMENT

색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면, 세상은 렌즈 색깔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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