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이비 드라이버, 유치해도 괜찮아~

iambob 2020. 8. 25. 10:39

제목    베이비 드라이버(2017)
감독    에드가 라이트
출연    안셀 엘고트(베이비 役), 케빈 스페이시(독 役), 릴리 제임스(데보라 役)


△ <베이비 드라이버> 포스터


STORY

신들린 운전 실력을 갖춘 ‘베이비’가 범죄 행위에 가담하면서 벌어지는 일들.


OPINION

 

1

뭐든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이다. 기대치를 낮추면 마음이 편안하다. 그리고 의외로 좋은 구석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영화를 보기 위해 적잖은 시간을 소비한다. 귀중한 시간과 돈을 투자했으니 본전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기대에 못 미치는 영화를 봤을 때의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집에서 VOD로 본다면 그나마 괜찮을까. 만약 영화관에서 재미없는 영화를 봤을 경우, 내가 이러려고 꽃단장하고 밖으로 나온 게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든다.


다행히 나는 이 영화를 재밌게 보았다. 좀 황당무계한 부분이 있었지만, 견딜 만한 수준이었다. 카 체이싱 장면도 나쁘지 않았고, 비록 가사가 어떤 내용인지 몰라 답답했지만, 시종 흘러나오는 팝송도 영화와 잘 어우러져 듣기 좋았다. 단 팝송도 번역을 해줬으면 어땠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았다.


2

물론 익숙한 클리셰가 등장한다. 죄를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말라는 식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남자 주인공 때문에 여자 주인공이 곤경에 빠진다. 사랑 때문에 조직을 배신하고, 조직원 몇몇은 아무 이유 없이 ‘베이비’를 탐탁지 않아한다. 그 외에 손발이 오그라드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았던 점을 들자면. ‘베이비’라는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보였다. 베스트 드라이버인 만큼, 운전 실력이 뛰어난 건 말할 필요도 없고, 좀 힙한 구석이 있는 거 같다. 옷을 평범하게 입었는데 왠지 멋스럽다. 틈틈이 녹음해둔 음성 파일로 음악 한 곡을 뚝딱 만들어내는 모습이나, 사람들 사이를 춤추듯 쏙쏙 피해 다니는 모습은 뭔가 재기 발랄해 보인다.


불필요한 장면을 넣지 않은 점도 좋았다. 오프닝 시퀀스를 보면, 보통 돈을 훔치려고 은행에 쳐들어갔을 때 일어날 법한 장면 대신, ‘베이비’가 차에 앉아 노래에 맞춰 흥겹게 리듬을 타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는 이 영화가 나아갈 방향성과 분위기를 제시해 준다. 그리고 ‘베이비’라는 캐릭터에 집중하게 되는 연출법 같았다.

 

△ BABY DRIVER - 6-Minute Opening Clip


3

여담이지만, 안셀 엘고트는 미성년자 성폭행, 케빈 스페이시는 남성 미성년자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한 영화에, 그것도 두 명이나 불미스러운 사건에 연루되는 게 흔한 일은 아닌 거 같다. 찾아보면 더 있으려나. 아무튼. 영화에서는 죄는 미워하되, 사람을 미워하지 않는 게 가능할지 모르지만, 현실에서는 얼토당토않다. 합의되지 않은 성관계는 없어져야 마땅하고, 심지어 상대가 미성년자라면 더욱더 무겁게 그 죄를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건 그렇고 내 별점은.


RAT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