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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 리뷰

iambob 2020. 10. 3. 09:56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1964) / 리처드 레스터 감독 /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링고 스타 출연


△ <비틀즈: 하드 데이즈 나이트> 포스터


STORY

비틀즈가 방송 출연하러 가는 동안 일어나는 일들.


OPINION

1

스타의 삶을 살아보지 않아서 추측밖에 할 수 없지만, 밖에 나가면 누구나 알아보고, 언제나 팬들이 구름 떼같이 몰려들어 길거리를 제대로 걸어 다닐 수조차 없다면, 인기고 뭐고 피곤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바로 스타의 숙명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인간은 원래 망각의 동물이잖은가. 스타가 되기 전에는 여러모로 제약이 많은 스타의 삶을 동경하다가도, 막상 스타가 되고 나면 예전의 자유로운 삶을 갈망한다. 비틀즈 멤버들은 그리 거창한 걸 원하지 않는다. 다른 또래 친구들이 그러하듯 클럽에 가서 춤추고, 사람들 눈치 볼 필요 없이 자유롭게 거리를 거닐고, 빡빡한 일정 속 잠깐의 여유를 즐기고 싶어 한다. 하지만 비틀즈 멤버들은 할 수 있는 일보다 할 수 없는 일이 더 많다.

 

2

영화는 비틀즈 멤버들이 텔레비전 쇼에 출연하러 가는 동안 일어나는 이런저런 일을 그린다. 이 영화는 딱히 줄거리랄 게 없는데, 나 같이 스토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영화를 본다면 실망스러울 수도 있을 거 같다. 하지만 멤버들의 산만함 때문에 나도 덩달아 혼이 나갈 때쯤, 시기적절하게 치고 들어오는 음악이 있어서 정신줄을 부여잡고 영화를 볼 수 있었다. 그동안 비틀즈 노래는 Let It Be, Yesterday, Hey Jude 정도밖에 몰랐는데, 이 영화 덕분에 비틀즈 노래 몇 곡을 더 알게 되었다. 나는 특히 이 노래가 좋았다.

 

△ If I Fell (Remastered 2009) - BEATLES

 

3

비틀즈 멤버들의 실제 성격이 영화 속 모습과 같다면, 매니저가 전참시에 제보해도 무방하지 않을까. 영화 속 멤버들은 좋게 말하면 개성이 강하고, 나쁘게 표현하면 정신이 없는데, 두 명의 매니저는 그들을 케어하느라 고군분투한다. 당최 어디로 튈지 알 수 없으니, 매니저는 계속해서 멤버들에게 아무것도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반항심 강한 청춘들은 당연히 매니저의 말을 묵살한다.

 

비틀즈 멤버들은 영화의 재미를 위해 평범함을 거부하는 모습으로 그려졌을 것이다. 그런데 시대가 시대이니만큼,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음에도, 다큐멘터리적인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보게 되었는데, 그래서인지 나는 이 영화가 마치 극한직업 매니저편처럼 보였다. 저런 사람들을 데리고 매니저를 하려면 여간 힘든 게 아니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래도 비틀즈 멤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자 노력해 본다면. 모든 직업이 그렇듯, 스타의 삶도 나름의 고충이 있을 것이다. 비틀즈 멤버들은 헬리콥터를 타고 다음 일정 장소로 갈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런데 쉼 없이 달리기만 하면 과부하가 걸릴 게 돼 있다. 바쁜 와중에도 간간이 숨 쉴 틈이 필요하다. 비틀즈 멤버들은 지치지 않기 위해, 딴에는 애쓰고 있었던 게, 매니저의 눈에는 통제 불능처럼 보이지 않았을까.


COMMENT

전참시와 극한직업의 컬래버.


RATING

★★★